
이 년에 걸친 투병의 고통과 가족들을 들볶던 짜증에 비하면, 아내의 임종은 편안했다. 죽은 아내의 시신이 침대에 실려 나갈 때도 나는 방광의 무게에 짓눌려 침대 뒤를 따라가지 못했다.
간병인이 아내를 목욕시킬 때 보니까, 성기 주변에도 살이 빠져서 치골이 가파르게 드러났고 대음순은 까맣게 타들어가듯 말라붙어 있었다. 올 때, 영정에 쓸 사진하고, 아빠 갈아입을 속옷도 챙겨와라. 거기까지 말했을 때, 휴대폰 배터리가 끊어졌다.
직원 두 명이 병실로 들어와 아내의 침대주변과 쓰레기통, 변기에 분무소독액을 뿌렸다. 휴대폰이 죽자 나는 아내의 죽음이나, 오늘부터 치러야 할 장례절차와도 단절되는 것 같았다.
아내의 임종을 지키며 새운 간밤에도 나는 오줌을 눌 수가 없었다. 새벽에, 맥박이 0으로 떨어지면서 아내가 숨을 거둘 때도 심전도 계기판에서 그런 하찮은 소리가 났었다.
아내의 심전도 그래프가 어느 정도 안정될 때마다 병실을 빠져나와 화장실에 다녀왔지만 오줌도 나오지 않았다.
밤새 다섯 차례나 화장실을 들락거렸지만, 오줌은 성기 끝에서 이슬처럼 맺혔다가 떨어졌다.
당직 수련의가 시트를 끌어당겨 아내의 얼굴을 덮었다. 시트 위로 머리카락 몇 올이 삐져나와 늘어져 있었다. 심전도 계기판의 눈금이 0으로 떨어지자 램프에 빨간 불이 깜박거리면서 삐삐 소리를 냈다.
환자가 이미 숨이 끊어져서 아무런 처치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삐삐 소리는 날카롭고도 다급했다. 옆 침대의 환자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저편으로 돌아누웠다. 이 년에 걸친 투병의 고통과 가족들을 들볶던 짜증에 비하면, 아내의 임종은 편안했다.
숨이 끊어지는 자취가 없이 스스로 잦아들 듯 멈추었고, 얼굴에는 고통의 표정이 없었다. 아내는 죽음을 향해 온순히 투항했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메말라 보이는 침이 한 줄기 흘러나왔다.
죽은 아내의 몸은 뼈와 가죽뿐이었다. 엉덩이 살이 모두 말라버려서 골반뼈 위로 헐렁한 피부가 늘어져서 매트리스 위에서 접혔다. 간병인이 아내를 목욕시킬 때 보니까, 성기 주변에도 살이 빠져서 치골이 가파르게 드러났고 대음순은 까맣게 타들어가듯 말라붙어 있었다.
나와 아내가 그 메마른 곳으로부터 딸을 낳았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었다. 간병인이 사타구니의 물기를 수건으로 닦을 때마다 항암제 부작용으로 들뜬 음모가 부스러지듯이 빠져나왔다. 그때마다 간병인은 수건을 욕조바닥에 탁탁 털어냈다.
"시신은 병실에 두지 못합니다. 곧 냉동실로 옮기겠습니다."
수련의가 전화로 직원을 불렀다. 직원 두 명이 병실로 들어와 아내의 침대주변과 쓰레기통, 변기에 분무소독액을 뿌렸다.
직원들은 아내의 시신을 벨트로 고정시켜서 침대를 밀고 나갔다. 아침 일곱시였다. 십오층 병실 창문 밖에는 빌딩 사이로 날이 밝아왔다.
봄 안개가 거리에 낮게 깔렸다. 청소부들이 거리를 쓸었고 음식점 앞 쓰레기통에 비둘기들이 모여 있었다. 딸에게 전화를 걸까 하다가 좀더 재우기로 했다.
아내의 임종을 지키며 새운 간밤에도 나는 오줌을 눌 수가 없었다. 아내의 심전도 그래프가 어느 정도 안정될 때마다 병실을 빠져나와 화장실에 다녀왔지만 오줌도 나오지 않았다. 여자처럼, 좌변기에 앉아서 오줌을 눈 지가 여섯 달이 넘었다.
남자의 방식대로 서서 오줌이 나오기를 기다리기 힘들었다. 변기에 앉아서 방광에 힘을 주었더니, 고환과 항문 사이로 날카로운 통증이 방사선으로 퍼져나갔다.
성기 끝에서 오줌도 고드름 녹듯 겨우 몇 방울 떨어졌다. 붉은 오줌방울들이었다. 요도 속에서 오줌방울들은 고체처럼 딱딱하게 느껴졌고.
| 핵심어 | 문서 속 설명 |
|---|---|
| 아내 | 아내는 이 년 동안 세 번 수술을 받았다. |
| 종양 | 종양은 어떤 신체조직 안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
| 오줌 | 요도 속에서 오줌방울들은 고체처럼 딱딱하게 느껴졌고. |
| 영정 | 올 때, 영정에 쓸 사진하고, 아빠 갈아입을 속옷도 챙겨와라. 거기까지 말했을 때, 휴대폰 배터리가 끊어졌다. |
종양은 어떤 신체조직 안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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